지난 개천절 보수단체의 광화문 집회를 경찰 차벽 설치로 원천 봉쇄했던 정부가 한글날 불법 집회도 빈틈없이 차단할 뜻을 비췄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정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민의 소중한 권리행사를 일부 제약할 수밖에 없어 송구한 마음이지만, 정부로서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도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또 "민주주의와 시민의 자유를 위해 싸워온 민주당 정부의 일원으로서 '한글날 집회 차단이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제약한다'는 지적을 매우 아프게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그의 발언에 대해 여러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코로나 계엄령'을 내렸다고 직격탄을 날릴 정도다. 코로나를 핑계로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는 것이다.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는 발언이다. 시민들은 자유로운 의사표현이나 그 표현을 집회나 시위를 통해 분출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를 구실 삼아 집회를 원천봉쇄하고 있다는 불만이 극에 이르고 있다.
 
또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자영업자와 영세상인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고 빚내서 집세를 내야 하는 형편에 정부의 고강도 방역 조치는 너무 심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를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는 하고 있지만 정부가 워낙 강력하게 방역에 중점을 두고 있어 자영업자와 상인들은 고사 직전이라는 사실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집회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보다 더 위중한 것은 국민의 건강이고 코로나19를 제대로 극복해야 경제 회생의 길도 열린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정총리도 그렇게 말했다.
 
그는 "표현의 자유도 중요한 시민권이지만, 경제활동의 자유, 행복추구권 또한 그에 못지않은 시민의 권리"라며 "현재로서는 철저한 방역을 통해서만 경제회생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입장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막으려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막으려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국민 모두가 고통스러운 이 시기에 가장 바람직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가족과 동료, 직장과 공동체의 안전과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빠른 정착을 위해서 무엇이 최선인지 이성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굳이 한 자리에 모여서 집단적인 의사를 표현해야할지 숙고도 해야 한다.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인지 모색도 해야 한다. 우리 국민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모아야 할 절체절명의 순간이다.